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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州(전주) 콩나물 국밥 [1977.11.5. 경향신문]2010.04.19
 

 

[ 1977년 11월 5일자 경향신문 ]

 

全州(전주) 콩나물 국밥

순 소금물에 끓인 연한 콩나물에 밥 말아

묵은 배추김치·파·조미료등으로 간 맞춰

밤의 피로 삭여내는 속풀이 그만

 

팔도강산 고을마다 그 고장 특유의 향취가 풍기며 입맛을 당기는 『고장의 맛』이 나그네의 발길을 끈다.

내 고장만의 특미는 만드는 법과 맛이 각각 다르고 향토의 인정마저 가득하다. 각 고장의 이름난 『내 고장의 맛』을 찾아본다.

 

#새벽 4시.

완산종의 인경소리가 全州(전주)시가에 울려 퍼지면 이봉순 노파(73.고사동 1가454)가 경영하는 해장국집 『삼백집』은

벌써 조리대에 숯불이 타오르고 뚝배기에 담겨 부글부글 끓는 전주 특유의 콩나물 국밥이 해장손님들을 맞기 시작한다.

전주를 처음 찾는 외래객에서부터 술꾼 등산객, 운전사, 체육인, 상인, 그리고 고급공무원, 회사원에 이르기까지

5평 남짓 한 홀이 꽉 차 구수한 냄새로 침을 삼키며 순서를 기다린다.

 

30년 쌓아온 이 노파의 콩나물해장국이 나오면 시원하게 속풀이를 하고 지난밤의 피로를 여과시킨다.

전주의 콩나물국밥이 유명해진 것은 오랜 옛날부터지만 계절에 따라 그 미각적인 기호까지 달라진다.

여름 콩나물국 맛보다는 봄 콩나물국 맛이, 봄 것보다는 가을 것이 맛을 더 돋운다.

그러나 역시 제 맛을 내는 것은 겨울철이다.

심동에 하얀 눈길을 밟으며 찾는 콩나물 해장국 맛은 어느 음식에 비길 바가 못 된다.

짤막하면서도 연하게 씹히는 콩나물과 갖은 양념으로 조화를 이룬 그 맛은

더할 나위 없이 진진해 타지에서 해장을 들 때마다 생각을 더하게 해준다.

 

전주사람들이 콩나물을 즐기게 된 것은 대략 80년 전.

전주에는 수질 상으로 보아 풍토병인

『토질을 막기 위해 사흘이 멀다 하고 콩나물을 먹어야 한다』

는 말이 수세기동안 구전되며 향토의 관습으로 돼 버렸다.

 

그러나 옛날과는 달리 콩나물 국밥의 맛도 변했다는 것이 50대 후반 층의 얘기다.

70~80년 전 전주를 남북으로 쌍벽을 이뤘던 완산동 김제 노파 해장국집과

다가동 도린 노파 해장국집의 요리는 깨끗이 씻은 콩나물을 간이 맞는 소금물에 끓여

마늘과 파를 썰어 담근 똑대기(깍두기)에 해묵은 겹 장요리를 한 다음

참깨를 한 수저 넣고 부뚜막에 말린 붉은 고추를 수저로 깨뜨려 넣으면 그만이었다는 것이다.

 

현재 전주콩나물해장국밥은 순 소금물에 끓인 연한 콩나물을 뚝배기에 담아 국물에 밥을 만 다음

묵은 배추김치와 파 조미료 깨소금 1수저, 자장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숯불에 끓여 달걀을 푼다
 


[출처]

경향신문, 황규호 기자 1977. 11. 5.